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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2

리어카 목마 1984-1985 아마 내 나이 또래의 사람들은 이 놀이 기구를 기억할 것이다. 어디선가 익숙한 동요 소리가 들려오면 귀가 번쩍해서는 곧장 엄마에게 달려가, "엄마, 백 원만!!!" 날이면 날마다 오는 리어카가 아니었다. 동전이 떨어질까 주먹을 꽉 쥔 채 마을 한 귀퉁이로 부리나케 달려간다. 마음이 급한 날은 목마 손잡이를 까치발로 겨우 쥐고 나서 발판에 발을 올려보려 안간 힘을 써보지만 스프링에 고정된 말이 마구 휘청거려 쉽지가 않았다. 발을 동동 구를 때 아저씨가 다가와 만세 포즈를 취하면 하늘로 번쩍 날아 올라 말 위에 착지를 할 수 있었다. 골든 타임은 10분. 동네 꼬마들은 다들 질세라, 말에 오르기가 무섭게 동요의 리듬에 맞춰 방방 뛴다. 흥분하면 엇박이 나기 때문에 다시 숨을 고르고 방방 뛴다. 이렇게 멈추고.. 2021. 11. 27.
사진의 추억 1980년대 후반 아빠는 엄마에게 핀잔을 듣는 일이 종종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매번 엄마 몰래 책을 샀기 때문이다. 책을 사는 게 혼날 일이냐고? 그때는 그랬다. 그 당시는 전집이 유행이어서 책을 샀다 하면 무겁고 큰 책들이 금세 수십 권씩 집에 쌓이곤 했다. 굳이 엄마 편을 들자면 박봉 공무원에 애가 셋에 집도 좁은데 관심 1도 없는 책이 수십 권씩 늘어가는 상황이 달갑지 만은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그 시절 내 벗이 되어 준 건 다름 아닌 엄마가 그토록 치워버리고 싶어 하던 책들이었다. 아빠가 사 모으던 쓸데없는 전집들이 나의 유일한 장난감이자 세상을 보는 창이 되어주었던 것이다. 나는 친구와의 사귐이 어려워서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았다. 딱히 가지고 놀 장난감도 없었기 때문에 글을.. 2021.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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