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예가체프)에 대해서 지난 포스팅에 간단히 소개한 적이 있다. 그때 마셔본 적이 없으니 마셔보겠다고 했는데 유명한만큼 구하기가 쉬워서 후다닥 구입하고 마셔보고 있는 중이다.
2021.12.02 - [커피ing] - 에티오피아 커피 (feat. 시다모)
'시다모'를 이제부터는 '시다마'라고 부르겠다.
12월 6일에 로스팅한 제품을 10일쯤에 개봉해서 상온(26도 전후)에 두고 마시는 중인데 처음에는 과일로 치자면 떫고 신, 덜 익은 맛이 났다. 일주일 후부터 단맛이 좋아져, 한 모금 넘겼을 뿐인데도 알맹이가 꽉 찬 커피를 마시는 느낌이 들었다. 디게싱 효과리라.
<디게싱(degassing)>
볶은 커피에서는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이산화탄소 함량이 높을 때 마시는 커피에서는 부적절한 맛(불필요한 맛)이 난다. 그래서 어느 정도 가스가 제거된 후에 마시는 게 낫다. 한, 삼사일에서 일주일?
커피를 구입할 때 봉투를 보면 일반봉투가 아니라 전용봉투인 것을 알 수 있는데, 가스가 찼을 때 터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아로마 밸브가 달려있다. 봉투 안의 가스와 공기를 밖으로 분출하지만, 밖의 공기는 내부로 들어갈 수 없는 구조로 되어있어 커피를 보관하기에 매우 용이하다.
이렇게 커피는 로스팅 후, 시간이 지남과 동시에 점진적으로 본연의 맛을 내기 시작해 피크를 맞이한다. 내가 경험하고 있는 이르가체페의 맛의 변화는 중2병 아이가 성숙해지는 과정이라 하겠다.
그리고 이 커피가 가진 단맛이란 것이, 말린 생강을 뜨거운 물에 우려 마시기 좋은 온도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 마셨을 때의 입 안에 남는 후미와 비슷하다. (매운 생강 말고, 맛있는 생강이 있다. 생고추냉이도 바로 수확해서 먹으면 안 맵듯..)
그리고 우연히지만 맛있는 레시피를 알게 되어서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나는 커피 전문가가 아닌, 서민의 혀를 가진 일반인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제너럴 레시피라 할 수 있겠다. 그라인더가 가장 중요한데, 내가 가진 것이 펠로우 오드이므로 오드 기준으로 말씀드리겠다. 다른 그라인더 소유자라면 본인의 핸드드립 기준으로 갈아서 내려보고, 분쇄도를 조절하면 될 것 같다. 이 레시피를 다른 약배전 커피에도 응용하면서 마시고 있는데, 2분 30초를 제대로 지킨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맛의 차이가 꽤 크다.
펠로우 오드 기준, 3.1로 20.5그램 갈갈. (0.5그램은 로스분)
물 온도, 96도 맞춤 (미디엄, 약배전)
30초 뜸 (물 양은 골고루 40전후)
뜸 포함 2분 30초 (저스트!)
물줄기는 가늘게 천천히, 두 번에 나눠서(대략 6:4), 물 양은 1대 1.6~1.7 세 번에 나눠서(100, 80, 60) 1:14
마지막으로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의 위치 파악이 가능한 커피 맵을 띄워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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