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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멍이ing

입질견 멍멍이

by awn 2021.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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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멍멍이는 초면에 데면데면한 강아지와 사람을 좋아한다.
흥분해서 성큼 다가오는 강아지와 아이들, 귀엽다고 속사포랩을 남발하며 다가오는 사람을 만나면 뒷걸음질 치거나 폴싹 주저앉아버린다. 싫다는 표현이다.

애카에 입장함과 동시에 자주 볼 수 있는
컁컁거리며 돌진해 오는 쪼꼬미 군단(터줏대감)들이 신입을 둥글게 포위하면서 들이대는 상황은 매우 위험하다고 할 수 있겠다. 예전에 미용차 들른 샵에서 위와 같은 상황이 연출됐던 적이 있는데, 난 그때 처음으로 우리 멍멍이의 입질을 보았다. 다행히 직원분이 재빨리 제지해 주셔서 상황이 악화되지 않았지만 그때 우리 멍멍이는 오줌까지 지렸다.


아무튼, 그 이후로 멍멍이 관계자에게 누누이 '수세에 몰리면 입질해요. 초면에 적극적인 강아지 싫어해요.'라고 이야기하곤 하는데 안 믿는 눈치여서 답답할 때가 많다. 제발 평소의 모습으로 멍멍이를 판단하지 않길.

바로 어제저녁에 있었던 일이다.
멍멍이와 나는 여느 때처럼 저녁 산책을 하고 있었는데, 샛길에서 오프 리쉬의 레트리버가 갑자기 나타나 우리를 향해 돌진했고 견주는 레트리버를 저지하려다 실패, 결국엔 눈앞에서 넘어지고야 말았다. 레트리버 텐션이 상당히 높아서 둘의 쫓기고 쫓는 움직임이 매우 빨라졌고 리쉬 반경 내에서 더 이상 도망가지 못하게 된 멍멍이가 급기야 입을 씰룩거리며 으르렁대기 시작했다.


상황을 벗어나 자리를 옮기고서도 멍멍이는 많이 놀란 상태였다. 앞다리를 들고 미어캣처럼 서있는 모습을 보니 그냥 짠했다. 멍멍이도 내가 짠했는지 눈이 마주치자 씩씩하게 앞다리를 내려놓고 다리사이를 파고들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달래고 또다시 앞을 향해 걸어갔다.

멀리서 발을 절뚝이며 걸어가는 아까 그 견주와
줄을 맨 채 얌전히 걸어가는 레트리버가 보였다. 피해본 건 우리 같은데 새삼 고민이 많아진 개엄마와 입질견으로 전락한 멍멍이. 주말에 막걸리 사다가 그래도 입질은 좀 과했다고 이야기를 좀 나눠봐야겠다.

쌀알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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