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x100 전체 글40 엄마의 결벽증 : 꼬맹이 시점 내가 국민학교 1학년 때 우리 식구는 학교 근처의 18평짜리 연립주택에 입주하게 되었다. 인테리어 충이던 엄마는 베란다를 시공하여 아치형 벽을 만들었고 거기에 동양의 엔틱소품들과 꽃장식, 그리고 벨기에 브뤼셀의 오줌싸개 동상을 따라 만든 연못 형태의 수조를 두어 물고기와 거북이를 키웠다. 오줌싸개는 24시간 거기에 서서 물을 정화하고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였다. 수조 안에는 여러 형태로 컷팅이 된 색색이 돌들(아마 플라스틱)이 들어있었는데 나는 그 투명한 물 안에서 반짝이는 돌들을 보며 먼 미래에 보석이 가져다줄 황홀함에 대해 상상하곤 했다. 엄마는 결코 맥시멀 리스트가 아니었다. 딱 필요한 소품과 엔틱가구로 집안을 깔끔하게 꾸미길 좋아했다. 당시 잘 나가는 가구 브랜드는 지금은 몰락한 보루네오였는데.. 2021. 12. 14. 10초 황당 에피소드 우리 멍멍이가 이곳에서 생김새가 드물긴 해도 어제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젊은 친구는 좀.. "안녕하세요! 캣이랑 외출하시나 봐요?" 나도 참.. "응!" 개라고 말해줘야 하나 싶다가 어차피 인사 정도인데 내비두자 해서 내비두었다. 2021. 12. 13. 라면 먹을 때 아직도 숟가락 쓰니 마흔 넘어 자취란 말을 쓰기가 어색하지만 따지고 보면 나도 자취 생활만 근 20년이다. 그래서 라면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확고하다. 남이 끓여주는 라면이나 1인분 이상의 라면을 한 솥에 끓이는 행위는 감히 바람직하지 않다고 할 수 있겠다. 이렇듯 라면을 오랜 시간 먹어왔던 사람들이라면, 자기만의 레시피를 고수하는 분들이 많으리라 사료된다. 그런데 너무나 아쉬운 것이 아직도 밥숟가락을 이용해서 요래 저래 드시고 계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이다. 분식집은 각성하라, 라면에 숟가락이 웬 말이냐. 흑. 밥숟가락은 라면에 맞지 않다. 라면 국물의 그 화려한 감칠맛과 쫄깃한 라면발이 동시에 후루룩 입 안으로 들어와야 머리카락이 쭈뼛서게 맛있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밥숟가락은 평평하고 크기가 애매해 라면 국물을 나르기.. 2021. 12. 11. 엘 파라이소 무산소 디카페인 커피를 좋아하지만 많이 마시면 가슴이 콩닥콩닥 뇌가 팽팽 돌아가는 스타일. 그래서 퇴근 후에는 디카페인을 마시고 있다. 지금도 커알못이지만, 처음 구입한 디카페인 원두는 콜롬비아산이었는데 카페에서 갈아온 분쇄도가 나와 맞지 않았던 것과 원두 자체가 별로 매력이 없어 맛없다 맛없다 하며 마셨다. 그다음 베트남산 아라비카 디카페인 원두는 배전도가 생각보다 강해서 라이트하고 섬세한 맛을 즐기고 있던 나로서 만족도가 떨어졌다. 그러다 우연히 엘 파라이소를 접하고 그 이후로는 내내 이 커피를 마시고 있다. 처음 접했을 때는 강한 베리향이 매우 독특해서 좋았다. 디카페인인데도 스페셜티 맛과 향이 나는 원두. 발란스가 좋아서 커피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호로록 마실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평소에 디카페인.. 2021. 12. 10. 이전 1 2 3 4 5 6 ··· 10 다음 320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