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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ning

12월의 바카라 샹들리에

by awn 2021.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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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2월 Shibuya Ebisu Garden Place에는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바카라의 샹들리에가 전시되는데 올해로 22회 차이다.

2019


바카라는 257년 전 프랑스 로렌 바카라 마을에서 루이 15세의 인가를 받은 유리공장을 시작으로 탄생한 크리스털 브랜드이다. 1855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샹들리에를 출품해 명예 대상을 수상한 후로 가지각색의 크기와 독특한 디자인의 샹들리에를 발표해 왔다. 예전에 <지디 카페에 3억짜리 샹들리에가 걸렸네, 그걸 누가 깨 먹었네>하며 뉴스가 되었었는데 그 샹들리에도 바카라 제품이다. 바카라는 가격이 후들후들한데, 우리가 아는 샹들리에 디자인 중 가장 저렴한 모델이 3000만 원 전후부터 시작한다.

한국 바카라 온라인몰 ( https://www.baccarat.kr/ )은 고가 제품인 경우, 가격을 문의하라고 되어있는데 그럴 땐 그냥 일본 사이트 baccarat.jp 에 접속하면 대략적인 가격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우리에겐 구글 번역이 있고, 사이트의 레이아웃도 한국과 동일하다. 제품 라인은 일본이 더 많은 것 같고 가격은 대강 곱하기 10~11 하면 된다.

난 끄리스딸, 샹도리에 관심엄씀! 뭐가 이쁜지 도통!
하신 분들도 바카라에는 매력을 느낄 거라 단언하고 싶다. 완성도는 물론이거니와 전통에 새로운 예술을 조합시켜 시대의 창조물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바카라 제품 하나도 안 가지고 있으면서 이런 찬양글을 쓰는 게 어색하긴 해도 괜찮다. 왜냐고? 미래의 나의 거실에는 바카라가 걸려 있을 거니까. ㅎㅎ

내가 바카라를 좋아하는 이유는 첫 줄에 소개한 Ebisu의 바카라 샹들리에에 깃든 추억 때문이다. 일본에 살 때, 매년 연말이면 일부러 한적한 시간대를 골라 자주 그곳을 방문했다. 웃긴 이야기지만, 레드카펫을 밟고 샹들리에 가까이로 다가갈 때의 나의 마음은, 어느 동화에서 요정이 누너기 옷을 드레스로, 호박을  황금마차로, 여우를 마무로, 쥐를 말로 바꿨을 때의 주인공의 마음과 같았다. 무언가에 넋이 나갈 만큼 절대적인 순수함에 지배당하는 느낌과 (좀 재수 없지만) 내 순수한 자아에 스스로 도취될 수 있어 좋았다. 우리에게는 선을 넘지 않는 나르시시즘이 꼭 필요하다ㅋㅋ   그렇게 매년 샹들리에 앞에 서서, 나를 나약하게 만들었던 불순한 감정들을 찬 공기에 찬란하게 날려버리고 나면, 그야말로 새롭게 태어난 기분이 들었고 새롭게 한 해를 시작할 수 있었다.

애석하게도 지금은 상황이 달라져서 갈 수 없지만, 올해도 길고 긴 레드카펫 끝자락에는 시공간을 초월한 바카라 샹들리에가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내년에는 갈 수 있기를 바라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의 트레일러라서 붙여봄

Baccarat Crystal of France - a beautiful video showing the manufacturing processes of how Baccarat Crystal is m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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